[스크랩] [자살권하는 사회] '죽음의 공간'…'자살 사이트' 들어가 보니

by 관리자 posted Nov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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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죽을만큼 힘드신 분 찾습니다."

자살을 부추기는 인터넷 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독버섯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경찰청과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지난 6월15일~28일 '인터넷자살유해정보 집중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총 7196건의 자살유해 정보가 신고, 접수됐다. 지난해 2384건이 신고됐던 것을 고려하면 신고 건수는 크게 치솟은 것이다.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ㅈㅅ(자살)'이란 키워드를 입력하자 자살 블로그·트위터·페이스북 등 각종 인터넷 페이지로 연결됐다. 정부의 자살 예방 정책은 위험한 자살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이었다.  

 

기자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지난해 개설된 자살 블로그에 직접 접속해봤다. 이 블로그는 유머 게시판 안에 걸린 링크를 거쳐 들어갈 수 있었다. 죽음에 대한 논의는 식을 줄 몰랐다. 지난해부터 자살 관련 글이 올라오기 시작해 현재까지 총 300여 건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보통 글마다 수 십개에서 수 백개의 댓글이 달려있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불법·유해한 내용이 제공되고 있다고 판단해 사이트를 일부 폐쇄했다. 이 블로그 내 '자살방법'을 담은 카테고리 등을 클릭하면 접속이 차단됐다는 메시지가 담긴 페이지가 뜬다.

하지만 자살 방법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 글은 차고 넘친다. 블로그에는 "최후의 수면제를 구한다", "안락사가 제일 좋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해 번개탄을 피울 수 밖에 없다", "추천받은 약물을 복용했는데 효과가 없다. 며칠 전 중환자실에 실려갔다 왔다" 등의 글이 수두룩하다.

블로그 방문자들은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익명으로 글을 올렸다. 또 게시글을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유하거나 쪽지나 메일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기자도 익명을 사용해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공유하고 쪽지를 보낼 수 있었다.

도착한 쪽지에는 "복잡한 심경이 느껴진다. 나 역시 자살을 준비 중이다",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해결해야 한다", "누군가와 동반자살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 연락달라"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방심위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 개인의 넋두리는 의사 교환성이 없기 때문에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자살 방법이 제시된 경우 자살방조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경찰서 사이버 수사팀에 해당 블로그를 제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로그를 통한 동반자살 모집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면서 "방심위에 게시물 차단 요청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방심위 홈페이지에서 해당 블로그를 불법 유해정보 신고센터에 접수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게시글을 심의해 삭제 여부를 결정한 후 블로그 운영자에게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현정 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은 "포털사이트는 이용자가 자살을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잘 노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고, 정부는 이용자를 자살 사이트가 아닌 다른 사이트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영미 기자

 

뉴시스     2015.11.11

[출처]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1110_0010404416&cID=10201&pID=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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