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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노인들 급증...세계 1위 노인 자살률 '오명'

 

 

/뉴스1 DB

어버이날을 앞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는 많은 노인들이 모여있었다. 몇몇 노인들은 산책하며 공원을 거닐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주변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들 중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서 온 류모씨(68)는 "탑골공원으로 산책을 나왔다"며 "딱히 만나러 온 사람이나 아는 사람은 없고 그냥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부인과 사별했다는 류씨는 5년 전인 2011년 부인이 병으로 쓰러진 이후 30여년간 일해오던 양장점 문을 닫고 병간호에 매달렸다. 한때 부인과 함께 산속에 들어가 생활하기도 했다. 

류씨는 "이러한 경험 탓에 점차 사회와 멀어졌고 어느 순간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어색해졌다"며 "친구들과 만나면 괜히 나를 불쌍하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고 힘내라는 소리에도 화가 난다. 요즘 들어 이유없이 우울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류씨 같이 '외로운 노인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홀로 거주하는 노인 가구 수는 약 137만9000호로 전체 가구 수의 7.4%, 열세집 당 한집 꼴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2035년에는 전체 가구 중 15.4%가 1인 노인 가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이 단순한 감정이 아닌 병으로 커져나간다는 데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4 노인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만279명 중 33.1%가 우울증상을 경험해 본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43.7%가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2014년 통계청이 65세이상 노인 11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9%가 자살을 생각했고 이중 12.5%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 2014년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5.5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한노인정신의학회에서 발행하는 '노인정신의학' 19권 제2호에 실린 '지역사회 거주 노인들의 우울 증상 분포'(2015, 하운식 외 5명)에 따르면 노인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경제적 어려움과 지인들과의 사별, 가족·세대 간 갈등을 경험하게 되면서 우울증에 노출된다. 

우울증상을 겪는 노인들은 수면 장애, 활동 저하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이는 다시 우울 증상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나 노인 우울증은 실제보다 발견과 치료가 적게 이뤄진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들은 증상이 나타나도 표현을 잘 하지 않고 사회적 관심도 적어 치료가 쉽지 않다.

김선현 차의과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는 "전쟁, 가난 등을 겪은 한국 사회 노인들은 그에 대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청소년이나 아동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노인 정신건강 문제에는 사회적 관심이 적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7년부터 독거노인들을 직접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노인들을 직접 방문하는 생활관리사는 전국에 8800여명으로 그 수가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전국의 독거노인 140만여명 중 서비스를 지원받는 노인은 22만명인데, 한 명의 생활관리사가 25~30명의 노인들을 담당하는 꼴"이라며 "노인 인구는 급증하는데 관련 예산은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

자살 위험군에 놓여있는 노인들을 발견할 수 있는 제도는 마련되고 있지만 사후 관리를 위한 통합적인 데이터 구축은 미비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노인들의 자살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 시민건강국 관계자는 "각 자치구별로 생애주기별 자살예방사업을 시행하도록 했고 자살예방지킴이들을 양성해 고위험군 노인들을 발굴하고 있다"며 "1차 의료기관에서 우울증 고위험자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신건강진흥센터로 연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각 지역센터의 프로그램 운영과 참여 인원 등 종합 현황에 관해 묻자 이 관계자는 "자치구별로 조금씩 다르게 운영하고 있으며 현황을 정확히 종합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동해 기자(potgus@) 

 

 

NEWS1   2016. 05. 08

[출처] http://news1.kr/articles/?265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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