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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다. 자살의 원인으로 우울증이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우울증 환자 10명 중 9명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 외에 다른 의사들은 특정 우울증 치료제를 60일 이상 처방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 의사들은 6년째 이른바 ‘항우울제 처방 60일 제한 규정’ 폐지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토론회와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2.1명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8.5명으로 10년 이상 OECD 회원국 중 1위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3년 1만 명을 넘은 자살자 수는 2011년 기준 1만5000명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하루에 40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 특히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도 자살이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과 자살을 생각하거나 계획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약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의학계는 추산한다. OECD 국가들의 자살률은 꾸준히 감소하는데 유독 한국의 자살률만 증가하는 배경에는 우울증이 있다. 홍승봉 대한신경계질환 우울증연구회 부회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부검(psychological autopsy)을 해보니 80% 이상에서 우울증이 진단됐다”며 “우울증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심한 상태로 진행하고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울증은 자살 충동을 이겨낼 힘이 약해진 상태인데, 이때 극심한 스트레스나 사건을 당하면 자살 충동을 이기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4대 신경계 질환(뇌전증·치매·파킨슨병·뇌졸중)에 동반되는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기존 신경계 질환의 치료도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가족의 고통과 사회적·경제적 부담도 커진다. 실제로 60세 이상에서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파킨슨병(신경계 퇴행성 질환) 환자의 자살 위험은 일반인보다 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2년까지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4326명 중 자살자는 2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지 평균 6년이 지난 시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런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현재 앓고 있는 파킨슨병 환자는 자살 위험도가 3.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진표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우울증은 흔한 증상”이라며 “환자의 마음건강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증은 치매의 원인이기도 하다. 우울증 환자는 치매 위험이 일반인보다 2배 높다. 전체 치매의 3분의 1이 우울증으로 시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치매 환자의 70%는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보고도 있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우울증 자체도 전두엽 기능을 떨어뜨리므로 심한 인지 기능 장애가 생겨 치매처럼 보이는 증상(가성 치매)을 나타내기도 한다”며 “따라서 치매 예방으로 우울증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사전문보기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58904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시사저널     201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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