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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28세 남성 A씨는 좀처럼 집 밖으로 나서지 못합니다. 굳게 마음먹고 밖에 나갔다가도 이내 집으로 돌아오고 맙니다. 취직도 언감생심입니다. 그는 의료진에게 “화장실에서 변을 보면 몸에 묻을까 신경이 쓰여 밖에 나서지 못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진료를 받으면서도 안절부절못합니다. 당장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했습니다. 그는 화장지로 뒤처리를 하고 난 뒤에도 몸에 변이 묻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변을 보고 난 뒤에는 샤워를 합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번화가로 나서야 한다면 공중화장실 위치부터 파악합니다. ‘씻지 못하면 속옷이라도 갈아입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만약 그러지 않으면 변과 세균이 달라붙어 얼굴까지 올라올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부모는 “결벽증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닦달했습니다. 아들의 병적 집착을 사실상 방치했고, 뒤늦게 병원을 찾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강박장애 환자를 방치하면 영원히 치료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사실 강박장애는 비교적 흔한 질환입니다. 관련 학계에 따르면 전 국민의 2~3%가 강박장애를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대 환자가 가장 많고, 다음이 30대와 10대입니다. 건강에 대한 염려는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박장애 환자는 ‘병적 의심’이 더해집니다.

 

문을 열 때 장갑을 끼거나 문고리에 손을 얹지 못하고 심지어 문이 열릴 때 재빨리 빠져나가려다 몸이 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을 열고 난 뒤 닫지 않아 주변의 질책을 받을 때도 많은데, 이미 손을 씻었기 때문에 다시 만지기 싫다는 의미입니다. 외출하고 난 뒤 집에 돌아오면 문 입구에서 옷을 모두 벗고 들어가는 환자도 있습니다. 가스 밸브를 반복적으로 점검하거나 금을 밟지 않는 행위, 숫자에 집착하는 행위도 많습니다. 특정 물건을 일렬로 배열하거나 특정 순서대로 만지기도 합니다. 반복적인 성적 상상이나 행동도 큰 범주에서 강박장애에 해당될 때가 있습니다.

 

김찬형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3일 인터뷰에서 “성적인 충동을 참지 못해 행동에 옮기는 경우도 있는데, 형사처벌이 진행되면서 강박장애 증상을 규명하지 못할 때가 많다”며 “종교에 심취한 독실한 신자가 갑자기 교회만 가면 욕을 하고 싶다는 신성모독 충동에 휩싸이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사전문보기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1024020005&wlog_tag3=daum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서울신문     2016.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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