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처우에 이직률 심각 … 서울시 22곳 센터 위탁운영, 간접고용 계약직 신분
20년째 조현병을 앓고 있는 허수경(가명·48)씨는 서울 은평구 불광동 반지하에 스스로를 가뒀다. 그는 지난해 12월 병원에서 퇴원한 뒤 약도 먹지 않았다. 피해망상증을 앓고 있다고 했다. 밖에 나가면 누군가 자신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각종 집기들을 집 밖에 쌓고,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광고지를 창문에 붙였다. 반지하 계단에 쌓인 수십개 쓰레기봉투에서 뿜어 나오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지난 22일 오후 김성우 은평구정신건강증진센터 팀장과 김지현 정신보건전문요원이 찾은 허씨의 집 풍경은 황량했다. 김성우 팀장은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장이기도 하다. <매일노동뉴스>도 이들과 함께 움직였다.
김지현 요원은 수차례 허씨의 집을 찾았지만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번번이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이날도 허씨는 묵묵부답이었다.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졌다. 어느 순간 집에서 타는 냄새가 나더니, 연기가 새어 나왔다. 다급해진 김성우 팀장은 대문을 두드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김 요원은 대문과 부엌 창문에 대고 허씨를 불렀다. 결국 경찰과 소방차 2대가 출동했다. 소방관들이 창문을 뜯고 집 안으로 들어간 뒤에야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철컥 소리를 내며 열렸다. 매캐한 연기가 악취와 함께 문 밖으로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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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우 기자
매일노동뉴스 201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