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소풍>은 2015년 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는 '희곡아 솟아라!' 공모전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된 작품으로 당시 '장애를 둘러싼 가족의 붕괴'라는 진부한 소재를 진지하게 탐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풍>은 자폐증 아들 은우, 방황하는 청춘인 고3 딸 은지, 우울증에 위암 판정까지 받은 엄마 정희, 늘 직장 생활에 바쁜 아빠 범석,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 가족이지만 멀리 있는 삼촌 부부를 중심으로 특수한 환경에 처한 한 가족사를 평범한 제3자의 눈으로 그리고 있다. 자폐 아들 은우를 평범하게 키우고 싶던 엄마 정희는 본인이 앓고 있는 우울증과 고3인 딸의 방황, 자식 교육에 대한 남편 범석과의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 등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은우의 수학적 능력이 서번트 증후군(자폐증, 정신지체, 발달장애 등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 중 특정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이라 굳게 믿고 희망을 꿈꾸던 중 정희는 어느 날 위암 말기 진단을 받게 된다.
딸 은지는 오빠 은우에게만 매달리는 엄마가 서운하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도 요양원에 모실 수밖에 없다. 늘 멀기만 한 삼촌 부부도 기댈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자신이 죽으면 더 이상 은우를 돌봐줄 사람이 없음에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던 정희는 은우와 마지막 소풍을 떠난다. 아들과 떠난 마지막 소풍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하지만, 구급차를 부르는 일도 할 줄 모르는 아들 은우는 그냥 소리만 지른다. 겨우 주변의 도움으로 정희는 병원으로 이송되지만 이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정희의 장례식이 끝나고 집은 알 수 없는 평온 상태로 돌아가지만 보이지 않는 갈등은 계속된다. 어느 날 엄마 정희와 아들 은우가 다시 꿈속에서 만나 자신들의 꿈과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아들 은우는 엄마랑 저 멀리 새로운 별로 가서 살고 싶다고 하고 엄마는 그저 아들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이라 말한다. 꿈속이라 그런지 아들은 엄마랑 자연스럽게 대화를 한다. 어쩌면 이 장면은 은우의 죽음을 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희의 장례식이 끝나고, 가족은 알 수 없는 평온으로 돌아가지만 보이지 않는 갈등은 계속된다. 어느 날 엄마 정희와 아들 은우가 다시 꿈속에서 만나 자신들의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쩌면 이 장면은 은우의 죽음을 뜻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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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기자
오마이뉴스 2016. 0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