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겨우내 움츠러있던 몸을 활짝 펴고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등 생동감 넘치는 계절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살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월별 자살자수가 3월(10.8%), 4월(9.8%), 5월(9.2%) 순으로 봄철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온이 올라가고 일조량이 증가하는 계절변화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온과 일조량의 변화는 뇌의 생물학적 시계에 영향을 주는데 호르몬의 불균형을 일으켜 기분이 왔다갔다하고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자살자의 80%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만큼 우울증과 자살은 관계가 깊다.

 

우울증환자 여성비율 높아…호르몬변화·심리적요인 영향 

우울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우울감 및 의욕 저하 등이 나타나는 정신적 질환으로 수면장애나 식욕저하, 불안, 집중력 저하, 피로감 등이 발생한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흥미나 기쁨이 사라지고 본인이 하찮다고 생각되거나 불안감에 안절부절 못하는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우울증은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울증환자 중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2.2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상의 중년여성이 전체 진료인원의 절반 이상인 53.5%를 차지했는데 이는 폐경기에 느끼는 상실감, 자녀독립으로 인한 허무감 등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심리사회적인 영향으로 여성들이 우울증에 더 취약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시대가 변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여성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져 이에 억압된 감정들이 우울증상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 심해지면 기타증상 동반, 적극적치료 중요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우울장애로 진행돼 피해망상, 환청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거나 피로감, 수면변화, 집중력저하 등이 나타난다면 속히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한다. 

우울증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상담치료, 광선치료 같은 기타 치료로 나뉜다. 상담치료는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바로 잡아주는 인지행동 치료가 일반적이다. 매일 일정시간 강한 광선을 쐬는 광선요법도 도움이 된다. 중등도 이상의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는 적어도 2주 이상 진행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5~6개월 유지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인 교수는 “우울증을 앓게 되면 이유 없이 자책하고 무기력해져 우울감이 극대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우울증은 호르몬변화나 주변 상황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며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으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TIP. 일상생활 속 우울증예방법 

1. 규칙적인 생활습관 유지하기 : 생활리듬이 무너지면 무기력감을 느끼기 쉽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생성에 좋은 음식 섭취하기 : 비타민 B군과 C군, 트리토판이 풍부한 현미, 콩 등의 음식은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생성에 영향을 줘 우울감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3. 적당한 야외활동으로 햇볕 충분히 쬐기 : 햇볕은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하루에 30분 이상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 등의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4.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기 : 사람들과의 관계를 피하다보면 자기 자신과 주변, 미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 커질 수 있다.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울감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경향신문     2016. 03. 30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900303&artid=201603301602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