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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 노리다 가족 살인까지…'도박중독' 200만명 위험

 

 

<<연합뉴스TV 제공>>
도박은 '파멸의 길', 연간 사회·경제적 피해 78조원 추정
전문가 "경기불황과 연관성…사회병리 차원서 대책 필요"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한무선 기자 = 도박으로 인한 강력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카지노는 물론 스포츠·인터넷 도박 등 관련 산업이 번성하면서 나이 불문하고 도박 중독자는 증가세를 보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부 격차 해소 등 사회병리 치유 차원에서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폭행에서 가족 살인까지…도박이 만든 비극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이발소에서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김모(62)씨를 검거했다.

김 씨는 같은 날 오후 전주시 덕진구 한 이발소에서 도박하다 돈을 잃자 돈을 따고 자리를 떠나려는 황모(59)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중상을 입혔다.

이달 2일 오후 11시 23분께는 대구시 서구 한 주택 2층 방에서 A(40·여)씨와 A씨의 딸(15)이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도박에 빠진 A씨 남편 B(46)씨가 아내와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강원도 정선 카지노 인근에서 승용차 안에 착화탄을 피우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강원도 원주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8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평소 '바다이야기' 등 도박 게임에 빠져 적잖은 빚을 졌고 가정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도박으로 말미암은 폭행, 살인 등 강력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도박 중독자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지난해 말 발간한 '2014 도박문제관리백서'를 보면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만 20세 이상 성인 3천822만여명 중 5.4%인 207만여명이 도박 중독 유병자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중간 정도 위험자는 전체의 3.9%인 150만명 가량, 문제성 위험자는 전체의 1.5%인 57만명가량으로 추산했다.

도박 중독 유병자 비율은 2008년 9.5%, 2010년 6.1%, 2012년 7.2%, 2014년 5.4%로 등락을 거듭했다.

26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이발소에서 도박을 하다 돈을 잃자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김모(62)씨를 붙잡았다. <<독자 제공>>

연령대별 유병률은 30대 6.8%, 40대 6.5%, 50대 6.2% 등 사회·경제 활동이 활발한 30∼50대가 높았다. 20대(4.2%)와 60대 이상(3.5%)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직업별로는 경영·관리직이 12.5%로 가장 높다. 이어 기능·숙련 공직 10.4%, 일반 작업직 8.7%, 자영업 7.7% 순이고 전문·자유직도 4.9%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도박 중독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이 경기 불황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본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양태 교수는 "사회 빈부 격차가 커지면 하위계층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약, 도박 등 다양한 형태의 중독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중독 문제는 미국이 우리나라보다는 더 크고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 도박 중독의 끝은 '파멸'

전문가와 도박 경험자들은 도박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일확천금(一攫千金)에 대한 잘못된 '기대'라고 지적한다.

또 적은 금액으로 큰돈을 딴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더 깊숙이 도박에 빠진다고 말한다.

돈을 딴 경험자는 도박에 재미를 갖게 되고 계속 도박을 하지만 결국 돈을 잃게 되고 빚이 생기며, 빚을 갚거나 본전을 되찾기 위해 다시 도박하는 악순환에 빠지면서 중독자가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나 도박 경험자들은 "도박은 돈을 딸 수 없는 구조"라고 잘라 말한다.

오히려 자신은 물론 친구와 가족을 모두 잃을 수 있는 '가서는 안되는 길'이라고 충고한다.

우울증 앓는 등 심리적으로 취약한 사람은 현실 도피 수단으로 도박을 선택하기도 한다.

김재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 팀장은 "도박 중독자의 가장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증상은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도박에 손을 대는 '추격매수'와 이 같은 행위가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조절 실패'를 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도박을 할수록 내성이 생겨 점점 더 많은 돈을 베팅해야 최초 느낀 쾌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며 "도박에 중독되면 만성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등 성격도 변화된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에서 단(斷)도박 상담을 받은 A씨는 "불법 온라인 스포츠도박을 하다 3일 만에 1억700만원을 잃었다"며 "이를 한 번에 만회할 방법은 도박밖에 없다는 생각에 계속 도박을 했다"고 털어놨다.

현장 감식하는 과학수사대
현장 감식하는 과학수사대(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도박에 빠진 40대가 아내와 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모(40·여)씨와 최씨 딸 박모(15)양이 숨진 채 발견된 대구시 서구 중리동 주택에서 3일 오후 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16.3.3

도박 중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도박 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는 연간 78조 원에 이른다. 음주나 흡연보다도 몇 배나 큰 수치다

가정 파괴 등 중독자 개인이 치러야 하는 무형의 대가까지 고려하면 천문학적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전국에 30여 개 기관, 단체가 도박 근절을 위해 힘을 쓰고 있다.

강원랜드(KL) 중독관리센터는 2011년부터 카지노 장기체류자·습관성 고객을 상대로 '희망씨앗 찾기'란 이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카지노 고객들 단도박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는 작년까지 모두 378명이 참여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는 도박 중독자·가족 상담, 법률 컨설팅 지원·생애주기별 도박중독 예방홍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도박 중독' 이렇게 해야 막는다

전문가들은 가족, 친구 등 주위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김난희 대구센터장은 "가족을 살해한 가장이 '바다 이야기' 도박에 빠졌다는 사실로 미뤄 상당히 오랜 시간 도박에 노출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 사람 도움으로 당사자가 도박 치료기관과 빨리 연결됐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다른 중독도 마찬가지만 도박은 특히 예방이 중요하다"며 "이미 중독된 사람도 치료받아야 하지만 일반시민도 평소 예방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김양태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사회가 바뀌어야 하고 다음으로 가정이 중요하다"며 "가족과 대화 등으로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고, 지식 암기 위주인 학교 교육도 지식 활용이나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2016. 03. 03

[출처]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3/03/0200000000AKR201603031558000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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