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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자전거와 사람] '정신장애' 편견 버리고 희망 채우는 사람들

세계정신건강의날(10.10) 기념 '여럿이 함께' 충주-인천 자전거여행

 

'여럿이 함께' 자전거여행 참가자들이 8일 인천 서해아라갑문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사진=박정웅 기자

 

 

"사람들과 어울리고 부딪치고 땀 흘리고, 며칠을 함께하는 게 좋아요."

정신건강공동체 '여럿이 함께'가 주최한 '2015 여럿이 함께하는 자전거여행' 지원스텝으로 참여한 이아무개씨(56·경기 수원)는 과거 우울한 '옥탑방 고양이'였다. 구제금융(IMF) 시절 사업이 실패해 가족과 헤어지는 아픔을 '홀로' 견뎌야 했다.  

"옥탑방 5년 동안 사람 만난 건 집주인과 마주친 딱 세 번이었죠."

옥탑 단칸방에 스스로를 가두던 그때, 이씨는 사람이 미웠고 싫었고 두려웠고 그래서 안으로만 숨어들었다. 한 가족의 가장이자 한 회사의 사장이었던 그는 지독한 우울증으로 스스로 외톨이가 됐다.

그런 그가 주민의 신고로 2007년 동사무소와 정신건강센터의 지원과 치료를 받았다. 2008년부터는 여럿이 함께의 자전거여행에 줄곧 참여해왔다. 사람과 함께하면서 우울증에서 차츰 벗어났다. "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막막했는데 다시 살 수 있겠다는 마음이 일어났어요."

우울증을 극복한 이씨는 현재 지역 정신병원에서 환우를 돕는 보호사로 사회활동을 재개했고, 사회복지 공부를 더해 전문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10월 10일 세계정신건강의날을 기념한 이번 자전거여행에는 과거 이씨와 같았던 경기도 지역 정신질환자가 참가했다. 우울증이나 조현병,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20~50대 남녀 환우들이 6일부터 사흘간 충주(탄금대인증센터)서 인천(서해아라갑문인증센터)까지 210㎞를 달리며 편견을 버리고 희망을 채웠다.  

서해아라갑문인증센터에 도착해 기뻐하는 임병천씨 /사진=박정웅 기자
임병천씨(30·경기 광주)의 동행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낙차사고로 사이사이 차를 얻어 탔는데 "차에 있으면 몸은 편한데 마음이 불편하고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8일 서해아라갑문인증센터에서 완주의 기쁨을 만끽한 임씨는 내년 해남 땅끝으로 자전거여행을 떠난다. "함께 어울려 가르는 바람이 시원하고 경치가 좋고 저녁엔 썩 잠도 잘 온다"며 자전거여행 즐거움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신건강공동체 '여럿이 함께' 자전거여행은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떨쳐내고 새 희망을 채우는 취지를 담았다. 8회까지는 경기도청(수원)에서부터 땅끝(해남)까지 달렸다.

10년간 자전거여행을 기획한 여럿이 함께 김준식 사무국장은 "자전거여행이 좋아 계속해서 참가하는 이가 여럿이다. 내년에는 병천이랑 다시 땅끝으로 향한다"면서 "함께 어울림으로써 편견으로부터 벗어나는 하나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아울러 경기도청 건강증진과 김찬범 주무관 등 이번 자전거여행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자전거여행에는 고운누리, 더숲, 마음샘정신재활센터, 사랑밭, 수원시정신건강증진센터, 여주시정신건강증진센터 등 경기도 지역사회정신보건센터와 사회복귀시설 환우 및 관계자들이 참가했고, (재)동천과 바이클로아카데미, 케이벨로가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을 도왔다.

 

박정웅 기자

 

머니위크  2015.10.10

[출처] http://www.moneyweek.co.kr/news/mwView.php?no=2015101008028069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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