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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기획]가정이, 학교가, 사회가 변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 홍현주 소장이 말하는 청소년 자살 방지 대책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위험하다. 성적압박에 가정불화까지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를 피하기 위한 탈출구로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국내 청소년 사망원인 1위로 ‘자살’이 꼽힐 정도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청소년 자살 원인은 다양하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청소년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거에 기반 한 자살예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 2012년부터 한림대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를 정신건강 정책연구소로 지정, 청소년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시작으로 학생정신건강 지역 협력모델 등의 프로젝트를 시행해 왔으며, 올해부터 학생자살 심리부검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가 청소년 자살예방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 청소년 자살률이 주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 홍현주 소장을 만나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예방 프로그램은 어디까지 왔는지, 또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들어봤다.

-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1위가 자살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이유가 뭔가.

다른 나라의 경우 2위, 3위로 꼽히는 사망 원인인 ‘자살’이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9년 이후 1위로 꼽히고 있다. 자살은 존재 자체를 스스로 없앤다는 것 아닌가. 청소년기에 있는 학생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원인을 집어 답하기 힘들다.

자살에는 각 개인마다 다양한 관련 요인들이 있을 수 있고 각 나라마다 문화적인 사정이 다를 수 있다. 우울이나 충동성 같은 정신병리나 개인 요인, 학업 스트레스나 가족 문제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 자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문화, 학교나 지역사회의 지지와 같은 보호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얘기할 때 대표적으로 학업스트레스와 가정불화를 말한다. 가정 문제는 그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 아이들이 힘들 때 보호해줄 수 있는 요소가 없다면 자살까지 쉽게 연결되는 경향이 크다. 학업스트레스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만 보이는, 다른 나라와는 구별되는 측면이기도 하다. 또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문제를 생각하는 방식이 미숙하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심사숙고 하지 않고 상황에 맞춰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극단적으로 가는 비율이 높은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면에서 예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 있나.

우리나라 자살 예방정책은 상대적으로 노인에게 맞춰져 있다. 자살률 1등이라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노인자살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사실 청소년 자살은 절대 숫자는 높지 않아 관심 영역에서 소외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주로 학교를 기반으로 정서행동특성검사나 학교 내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고위험군 학생을 선별하는 것들이다. 미리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도움을 주기 위한 개입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연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먼저 한 마디 건네주고 물어봐 주는 어른이 한 명만 있더라도 자살을 막을 수 있다.

- 학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정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하던데.

사실 가정까지 연계하는 부분이 쉽지 않다. 그 끈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앞으로 숙제가 될 것 같다. 아이들의 학교 문제는 가정과 같이 가야한다. 또 전문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전문적인 서비스도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적절한 외부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최근 2~3년 동안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가 해왔던 일이 바로 외부기관과 연계할 수 있게끔 체계를 만들어 온 일이었다. 학교와 가정, 필요 시 외부기관과의 연계까지 질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청소년 자살률을 성공적으로 낮춘 사례로 핀란드를 소개했다. 우리나라에 도움 될 만한 모델이 있나.

핀란드가 자살 시도 비율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치료의 접근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자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울증 치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의료기관 접근성을 높여 약물치료도 함께 진행했고, 의료기관이 아니더라도 지역사회 내 다른 기관에서 정신과적 치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신과 치료, 우울증, 자살이라고 하면 너무 부담스러워 하는데 그 부담스러움을 떨어뜨리는 게 가장 큰 숙제가 될 것 같다.

또 교육부 차원에서 학교를 기반으로 자살예방에 개입하는 게 효과적이지만 학교와 더불어 가정, 전문가 집단, 사회 전체가 목표를 하나로 두고 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

- 학생이 자살하게 되면 교사들도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 같은데, 이들을 위한 심리지원대책도 마련돼 있나.

교사들을 위한 심리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부분 교사들이 본인들은 어른이고 심리적으로 괜찮으니 아이들을 도와주라고 얘기한다. 본인들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아니다. 학생 자살로 상처 입은 교사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지만 이들을 위한 심리치료 및 교육은 거의 실시되지 않고 있다. 교사들이 기운을 차려야 학생들을 잘 돌봐줄 수도 있고, 이후 학생들의 자살위험징후를 신속히 파악해 또 다른 자살을 막을 수도 있지 않겠나.

- 학생 자살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학생자살 심리부검사업이 근거마련을 위한 작업인가.

그렇다. 이 학생이 왜 사망에 이르렀는지 이유를 알아내기란 정말 어렵다. 그간 정황을 보고 간접적으로 ‘이랬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다. 제대로 된 예방정책이 나오려면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개입을 하면 막을 수 있는지 조사가 돼야 한다. 보편적으로 어느 나라나 비슷한 상황이 있지만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실제 현실에서는 적용하는 방식이나 실행 방식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인과 개입 전략을 찾는 과정이 바로 심리부검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에 중앙심리부검단이 만들어졌는데 19세 미만 청소년은 담당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올해 연구소에서 19세 미만 자살학생 심리부검을 시작했다. 향후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자살학생 심리부검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힘든 상처를 다시금 꺼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가족들도 이 과정을 통해 밖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치유가 되는 경험을 하는 것 같다. 학생 자살예방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심리부검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 학생 자살예방 프로그램 구축에 있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인력과 예산이다. 자살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과도한 책임을 느끼기도 하고 전문성을 요구하기도 한다. 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또 가정과 연계 문제의 경우에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시도해 보려고 해도 응해주질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분위기나 부모에게 지탄을 하기보다 도움을 주려는 방향으로 같이 움직이고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효율적인 프로그램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은영 기자

 

청년의사  2015. 08. 11

[출처]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508060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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