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화학연구소 뇌과학종합연구센터의 도네가와 스스무(利根川進) 소장(MIT 신경회로유전학연구센터 소장 겸임) 연구팀은 과거의 즐거운 기억을 되살리면 우울증이 개선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먼저 수컷 생쥐와 암컷 생쥐를 함께 생활하게 하면서 ‘즐거운 기억’을 만들게 했다. 이후 수컷 생쥐를 암컷과 따로 놓은 뒤 우리에 가둬 10일 동안 꼼짝 못하게 하는 등 스트레스를 줬다.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는 꼬리를 잡아 들어올리거나 설탕을 줘도 반응하지 않는 등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 시점에서 과거의 즐거운 기억을 저장한 뇌 신경세포를 찾아낸 뒤 여기에 빛을 쪼였다. 그 결과 생쥐가 다시 외부 자극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이 빛을 쪼이는 자극을 5일 연속 실시하자 우울증 증상이 사라졌다. 생쥐가 다시 싫어하는 자극에 저항하거나 설탕물 등을 반기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도네가와 소장은 “기억의 기본적인 구조는 인간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인간의)뇌 신경세포를 자극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이 기술이 우울증을 잡을 수 있는 치료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NHK에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도네가와 소장은 1987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윤희일 도쿄특파원 yhi@kyunghyang.com
경향신문 2015. 06. 18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6181040331&code=97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