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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알코올로 인한 신체질환 만큼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조하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알코올 의존증 환자 10명 중 5명 가량은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신체질환을 걱정하고, 나머지 5명은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사랑중앙병원은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0일까지 병원에 입원 중인 만 20세에서 80세 남·여 알코올 의존증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이 진행됐을 때 가장 걱정됐던 부분은 무엇인가?’에 대해 알코올로 인한 신체질환이라고 응답한 환자가 45.5%(91명)이었다. 또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가족에 대한 죄책감,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삶의 목표나 희망의 상실감 등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걱정하는 응답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의 경우 ‘가족에 대한 죄책감 또는 가족에게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20%(40명)’, ‘삶의 목표나 희망의 상실감 17%(34명)’,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13%(26명)’ 순이었다. 또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직장생활의 어려움(3.5%), 금단현상의 두려움(1%)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두통, 장염,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을 동반한 알코올성 신체질환을 겪고 있다. 또한 술로 인한 내과 질환이 심각해져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배에 복수가 가득 차 더 이상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거나 심지어 응급실에 실려 가면서도 술을 끊지 못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다.

이에 대해 정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알코올 의존증은 정신질환으로 분류되지만 실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신체적인 피해를 생각해 본다면 신체질환까지 동반·진행·악화되는 종합 질환이다. 알코올 의존증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알코올로 인한 2차 질환인 간 질환, 위염, 췌장염, 고혈압, 중풍, 식도염, 후두·인후의 암, 당뇨병, 심장병 등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코올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질환은 당연히 술을 끊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뇌의 기질적 변화가 일어난 상태라면 개인의 의지로는 술을 끊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약물 치료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알코올로 인한 삶의 질 저하에 대한 고민도 많다는 점이다. 신체질환이라고 응답한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환자들은 대부분 알코올로 인한 가정의 파괴, 가족에 대한 죄책감, 삶의 목표나 희망의 상실 등을 꼽았다.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술로 인한 신체질환의 문제만큼이나 정신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이 알코올로 인한 신체질환만큼이나 삶의 목표나 희망에 대한 상실감이라는 정신적 공허 상태를 두려워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 의하면 알코올 의존증 환자 남녀 모두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신체적 질환’을 가장 걱정했지만 두 번째 응답부터는 남녀별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나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25%로 2위를 차지했고, ‘중독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16%)’, ‘삶의 목표나 희망의 상실감(6%)’, ‘중독으로 인한 직장생활의 어려움(4%)’ 등을 꼽았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삶의 목표와 희망에 대한 상실감이라는 응답이 42%로, 1위인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신체적 질환(43%)만큼이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나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8%)’, ‘중독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5%)’, ‘중독으로 인한 직장생활의 어려움(2%)’ 순이었다.

이무형 원장은 “남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경우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가족에게 남편 또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데에 죄책감이 크다. 이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인 가족 관계가 남아 있는 문화에서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감이나 스트레스가 반영된 결과”라며 “여성은 결혼과 출산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나 가사에 집중하게 되면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이나 자존감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 중에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가 많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병기 기자

 

쿠키뉴스   2015. 04. 21

[출처]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arcid=0009358942&code=411719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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