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메뉴 건너뛰기

이슈&칼럼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2명 “자살 시도”
전국 쉼터 10대 대상 설문조사

 

2012년 고교 1학년이던 A(18)양은 의붓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A양은 가출해 짙은 화장을 하고 화려한 옷을 입은 채 이곳저곳을 배회했다. 끔찍한 기억을 잊기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우울증은 갈수록 심해져 팔에 자해 흔적이 하나둘 늘어났다. 그는 청소년쉼터에 오기 전 자기 삶을 “쓰레기 같은 인생”으로 빗댈 만큼 괴로워했다.

B(18)군은 지난해까지 다니던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한 달 100만원 수입으로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는 우울증까지 겹쳐 살림은 물론 아들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다. B군은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풀었다. 식이장애가 찾아왔다. “집과 학교 어느 곳에서도 위로를 받을 수 없었다”던 B군은 결국 학교를 나왔고 자살을 계획하기도 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최소 28만여명의 청소년(‘학교 밖 청소년’)이 정신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은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했고, 5명 중 1명은 실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학교 밖 청소년 건강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청소년쉼터(이하 쉼터) 120여곳에서 생활하는 학교 밖 청소년 434명 중 35.3%(153명)가 쉼터 입소 1년 동안 ‘심각하게 자살을 고민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5~6월 전국 쉼터에 머무는 학교 밖 청소년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자 중 90명(20.8%)은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세운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81명(18.7%)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전국 중고생 7만 24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에서 나타난 자살 생각(16.6%)·계획(5.7%)·시도(4.1%) 응답률과 비교하면 학교 밖 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매우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식생활 또한 쉼터 입소 전 형편없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입소 전 먹을 게 없어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경우가 ‘일주일에 1회 이상’이었다는 응답은 19.5%(84명), ‘한 달에 1~2회 정도’였다는 응답은 23.0%(99명)로 집계됐다.

정부는 2007년부터 전국 보건소를 중심으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지만 응하는 청소년이 채 1%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정신 건강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박혜정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 밖 청소년 중에는 스스로 정신적인 고통을 가졌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정신 건강 진단은 신체검사와 달리 꾸준한 진찰과 상담이 필요한 만큼 지역 의료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서울신문 2014.07.30
[출처]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730008015
?

  1. [스크랩] 한국사회가 정신질환에 대처하는 방식

    Date2016.06.13 By관리자 Views871
    Read More
  2. [스크랩] 한국, 아태지역 정신보건 통합지수 5위 차지

    Date2016.12.02 By관리자 Views948
    Read More
  3. [스크랩] 한국 아동 삶의 만족도, 'OECD 최하위' 12~17세 아동 3.6% 자살 생각도 '충격'

    Date2014.11.07 By관리자 Views756
    Read More
  4. [스크랩] 한국 노인의 '표준 뇌' 개발로 치매나 혈관성 우울증 등 한국 노인의 뇌질환 연구에 새 전기 마련돼

    Date2016.07.29 By관리자 Views732
    Read More
  5. [스크랩] 한국 2036년이면 생산인구 2명이 노인 1명 부양

    Date2014.07.28 By관리자 Views602
    Read More
  6. [스크랩] 한 눈에 보는 정신보건 통계, 서울시, 국내 유일한 정신보건통계 전문 홈페이지 운영

    Date2012.12.04 By관리자 Views821
    Read More
  7. [스크랩] 학생 정신건강에 필요한 검사·치료비 지원한다

    Date2014.01.28 By관리자 Views681
    Read More
  8. [스크랩] 학생 간 性범죄 빨간불…3년간 1305건

    Date2014.10.30 By관리자 Views731
    Read More
  9. [스크랩] 학교폭력 가해가 장난? "무심코 던진 돌에 상처는 평생"

    Date2014.07.22 By관리자 Views721
    Read More
  10. [스크랩] 학교는 상시적 갈등상황…‘사건’ 아닌 ‘교육’으로 푸는 움직임

    Date2016.11.24 By관리자 Views1038
    Read More
  11. [스크랩]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2명 “자살 시도”

    Date2014.07.31 By관리자 Views624
    Read More
  12. [스크랩] 학계 반발만 산 복지부의 정신건강복지법 해명

    Date2017.02.15 By관리자 Views848
    Read More
  13. [스크랩] 하반기부터 치매 관리 패러다임 바뀐다…가족에서 국가책임으로

    Date2017.07.04 By관리자 Views751
    Read More
  14. [스크랩] 하반기 복지정책 이렇게 달라진다

    Date2014.07.22 By관리자 Views659
    Read More
  15. [스크랩] 하루 40명 비극… 한강변 뛰는 사람 늘수록 자살 인구 줄 수 있다는데

    Date2013.07.25 By관리자 Views993
    Read More
  16. [스크랩] 피시방 살인사건, 위험한 것은 정신질환자가 아니다

    Date2018.10.19 By관리자 Views187
    Read More
  17. [스크랩] 표창원 의원 '데이트폭력 방지법' 발의

    Date2017.08.03 By관리자 Views631
    Read More
  18. [스크랩] 폰게임 중독 남, 8주 내내 게임하다...엄지 손가락 파열

    Date2015.04.16 By관리자 Views634
    Read More
  19. [스크랩] 폭식은 정신 질환…식사 중독과 같아

    Date2014.10.20 By관리자 Views777
    Read More
  20. [스크랩] 편두통 환자 2명 중 1명, 정신건강 적신호

    Date2018.01.30 By관리자 Views51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