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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국가’ 대한민국②] “경마가 열리면 발매소 주변은 할렘으로 변해” 기사의 사진

“장외발매소는 경마장에 오기 힘든 고객을 위한 레저 공간이다.”(한국마사회 관계자)

“경마가 열리는 날이면 장외발매소 주변은 할렘이 된다.”(장외발매소 인근 주민)

경마 장외발매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문화·레저 공간이라고 내세우는 장외발매소를 지역주민들은 대표적 ‘혐오시설’로 인식한다.

마사회는 최근 장외발매소에 ‘KRA플라자’란 이름을 붙여 ‘도박장’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토·일요일을 제외한 평일(수·목)에는 지역 문화공간으로 개방하기도 한다.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정좌석제 등도 확대해 가는 중이다.

그러나 장외발매소가 ‘레저’의 옷을 입기엔 ‘도박’과 ‘중독’의 폐해가 너무 크다. 장외발매소 이용자들의 경마 중독률과 베팅액은 실제 경마장보다 1.5∼2배 이상 높아 도박중독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2년 사행산업 이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장외발매소 이용자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69.3%나 됐다. 경마장은 47.8%였다.

이용자의 도박중독 수준도 경마장보다 심각했다. 고위험군으로 갈수록 중독 수준의 차이는 더 컸다. 경마장의 도박중독 저위험군 비율은 16.3%, 장외발매소는 18.3%였다. 이 차이가 중위험군에서는 23.3%와 29.9%로 벌어지고, 고위험군 비율은 24.5%와 39.4%로 더 큰 격차를 보였다. 장외발매소의 화상 경마가 훨씬 심각한 도박중독 현상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국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화상을 통한 장외거래는 경마나 경륜이라는 스포츠와 거의 무관한 ‘화상 도박 게임’ 같은 거여서 중독률이 굉장히 높다”며 “이를 여가 활동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도박중독자 양산을 막기 위해 2008년 장외발매소 점진적 축소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포지점과 성동지점 두 곳만 폐쇄하거나 운영이 중단됐을 뿐 여전히 30곳의 장외발매소에서 화상을 통한 ‘도박’이 이뤄지고 있다. 이 교수는 “장외발매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는 그에 맞설 권한이 없다”며 “주무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세수를 쉽게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축소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마사회도 장외발매소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외발매소는 지난해 마사회 총매출의 72%를 차지한 ‘돈줄’이다.

경마장 3곳의 매출은 2조1225억원, 장외발매소 매출은 5조581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객 1인당 월평균 지출액도 경마장보다 장외발매소 이용자가 훨씬 많았다.

2012년 장외발매소 이용자의 월평균 지출액은 100만원으로 경마장을 찾은 이들이 쓴 58만원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출처] 국민일보 2014.06.09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701720&code=111324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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