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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정신건강 상담 터부시하는 문화' 인식부터 바꾸자 [뉴욕 중앙일보]
 
NAM·아시안아메리칸 아동가정협회 주최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신건강' 컨퍼런스
관련 전문가·언론인 등 30여 명 패널 토론

5월은 정신건강 자각의 달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일 성명을 발표하고 정신건강에 관한 전국적인 관심 증대를 촉구했다.

성명에 따르면 현 행정부는 오바마케어를 통해 정신건강에 대한 검진 비율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오바마케어 적용으로 보험사들이 더 이상 환자가 기존에 앓던 질환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할 수 없게 되면서 정신질환의 커버리지도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성명에서는 교사들과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양질의 예방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계속한다고 확인했다.

최근 뉴욕에서는 컬럼비아대 치대 4학년생인 이지원씨가 조울증을 앓다 자살하는 등 한인사회에서도 정신건강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뉴아메리카미디어와 아시안아메리칸 아동가정협회가 주최한 6일 열린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신건강’ 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건강한 아시안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현장을 지상중계한다.

6일 오전 11시 맨해튼의 슐츠로스앤자벨 로펌 24층. 아시안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 있는 퀸즈와 맨해튼 이스트를 잇는 퀸즈보로브리지가 보이는 방에서 회의가 시작됐다.

주제는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신건강.’ 뉴욕의 관련 전문가들과 30여 명의 아시안 언론사 관계자들이 모여 토론을 펼쳤다.

앤드류 레오나드 칠드런스디펜스펀드 뉴욕시니어 건강정책 담당이 말문을 열었다. ‘티모시법(Timothy’s Law·지난 2007년1월 뉴욕주에서 발효된 법으로 2001년 행동장애와 우울증으로 자살한 12살 소년 티모시를 기리며 뉴욕주에서 판매되는 헬스플랜은 정신질환을 일반 신체적 질환과 같은 커버리지로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함)’에 대해 소개한 그는 “뉴욕주는 타 주보다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쉽다”며 “오바마케어 시행과 함께 더욱 더 쉽게 병원을 찾아 정신건강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패널들은 “아시안 커뮤니티는 정신상담을 받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기 때문에 여전히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년간 아시안 아메리칸들의 정신상담을 도맡아 왔다는 레시마 샤 차일드센터오브뉴욕-아시안 아웃리치 프로그램 담당은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언어 장벽 없이 방문할 수 있는 클리닉의 부재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가까이 있어도 찾기 쉽지 않은 곳이 정신건강 상담소인데, 브롱스에서부터 퀸즈까지 오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한 그는 “정부 투자를 통해 클리닉 지원을 늘려 아시안 소셜워커나 상담사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개인이나 가족을 대상으로 정신감정 평가를 해보면 아무런 자각 증세가 없이 화목해 보이는 가족도 증세가 드러나는 경우가 아주 많다”며 “문제가 있을 때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정신질환이 있다고 생각하고 병원에 찾아가는 것 자체를 힘들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을 위해 뉴욕시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크라이시스(mobile crisis)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언론들이 적극 알릴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크라이시스’는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911이라고 보면 된다. 샤 담당은 “상담 전화번호(1-800-543-3638)로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면 모바일 크라이시스 팀 스탭이 직접 방문해서 정신감정 및 평가, 카운셀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웬천 헝 헨리스트릿 커뮤니티 정착 상담센터 카운셀러는 정신질환에 쓰이는 양약이 아시안들에게 항상 맞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개진했다. 그는 “이 분야에서 17년간 일하며 지켜본 결과 약물 치료도 중요하지만 가족과의 대화, 구성원간의 결합이 정신질환 예방에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뉴욕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아시안 인구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항상 부족했다”며 “전미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신질환 발병률은 지난 2004년과 비교해서 10년째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커뮤니티 지원단체로 브롱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메콩NYC 공동 설립자이자인 카마린 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커뮤니티에서도 정신질환은 지속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10년간 정신건강 분야에서 일해왔지만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 않고 관련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것에 화가 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 아메리칸들은 대체적으로 백인 커뮤니티보다 노동시간이 길다 보니 가족들이 함께 보내며 대화하는 시간이 적다”며 “일반적으로 병원이나 클리닉에 가서 근본적인 문제를 찾는 대신 종교단체에 의지를 하는 것도 잠재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컨퍼런스의 결론은 결국 ‘언론을 통한 정신건강 중요성의 꾸준한 홍보’였다. 10년 뒤, 아시안 커뮤니티의 정신이 더욱 건강해지길 기대해 본다.

황주영 기자 sonojune@koreadaily.com
[출처] 중앙일보 2014.05.06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251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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