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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휴일엔 눕자①] 인간의 가장 편한 각도는 127도

 

- 휴일에 ‘누워 있다고’ 눈치주지 마세요


- 눕기는 신체에 가장 적은 저항을 주는 자세

- 누워서 멍 때리는 시간은 창의적 사고의 ‘결정적 순간’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공부하는 애들 분위기 흐리지 말고 나가서 운동이라도 해.”

휴일을 맞아 거실 소파에 누워서 쉴라치면 어머니 혹은 아내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게을러 보이게 누워있지 말고 생산적인 일을 하라는 재촉이다. 그러나 눕는 것이 오히려 생산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 사회가 빠른 경제성장을 한 것은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한 채 일해 온 직장인들의 애환이 숨어 있다. 최근 발표된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노동시간은 연간 2124시간으로 멕시코의 2228시간 다음으로 많다.

이처럼 쉴새 없이 일하는 한국인들은 휴가철이나 모처럼 찾아온 명절 연휴에도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인다. 서점가에서는 연휴나 휴가 동안 읽을 책 목록을 빼곡히 적어 들이밀고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연휴 집중 크로스핏 강좌를 홍보하는 문자를 보낸다. “추석 연휴 3일이 수능 점수를 결정한다”는 말에 수험생들은 시골집 대신 학원으로 향하고 직장인들마저 업무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대신 어학공부나 성형 수술 등 ‘결과물이 남는 것’에 매진한다.


그러나 휴식을 위한 연휴에 무리한 활동을 하다가는 몸과 마음을 다칠 수 있다. 평일에 운동하지 않다가 연휴나 주말에 운동을 몰아서 하는 이른바 ‘위켄드 워리어’들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관절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휴 기간마저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받는 스트레스는 ‘번아웃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번아웃 증후군에 빠지면 무력감과 자신감 저하, 불만 등 정신적 증상은 물론 두통과 근육통을 겪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육체적인 손실도 가져온다.

‘눕기의 기술’의 저자 베른트 브루너는 잠시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눕는 것은 신체에 가장 저항이 적게 주어지는 자세이며 가장 힘이 덜 드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그는 “127도 정도로 편히 기댄 자세로 거의 누운 상태가 척추의 긴장을 풀어주기에 가장 알맞다”며 라운지체어 등에 편히 눕기를 권한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은 “침대에 누워 잠시 쉬는 것은 실제로 잠을 자지 않더라도 휴식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누워 있다고 해서 전적으로 비생산적인 것만은 아니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 대표작들을 청동 침대에 누워 쓴 것으로 유명하다. 마크 트웨인이나 윌리엄 워즈워스 등도 마찬가지였다.

의학계는 ‘눕기’가 창의적일 수 있는 이유를 뇌 과학에서 찾았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교수는 2001년 실험을 통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시간에 우리 뇌의 안쪽 전두엽, 바깥쪽 측두엽과 두정엽 부위가 활성화 된다는 것을 뇌 영상 장비로 확인했다.

그는 이들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로 명명했다. 이 부위들은 평소 활발히 인지활동을 할 때는 서로 연결되지 않던 부위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서로 동떨어진 정보를 연결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것이 후속 연구들의 설명이다. 결국 ‘누워서 멍 때리는 순간’이 창의적인 사고가 나오는 ‘결정적 순간’인 셈이다.

 

 

헤럴드경제  2016.01.09

[출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16&aid=0000964525&viewType=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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