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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외상後증후군 앓는 대한민국]

슬픔 억누르지 말고 말로 표현
과도한 감정은 아닌지 살피고 일상 돌아와 평상심 회복 노력

생존자, 급성 스트레스 위험… 2주 넘게 異常 보이면 상담


침몰한 세월호에서 희생자 시신이 속속 올라오면서 온 국민이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어린 학생들의 주검을 보며 모두가 애통해하면서 이를 초래한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이제 평상심 찾아야"
 

'한 가족'이라는 공감 정서가 큰 우리 사회에서 재난 사고를 보면서 슬퍼하거나 우울해하는 것은 정상적인 감정이다. 그러나 이런 반응이 오래가면서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면 곤란하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22일 국민 정신 건강을 위한 안내문을 냈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역시 "정신적 외상이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민 유의 사항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애통하더라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평상심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인제대백병원 우종민 교수)"고 말하고 있다. 해야 할 일에 다시 집중하고, 규칙적 생활을 회복하라는 얘기다. 그러지 않고 계속 사고 소식에 몰입하면 부정적 감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충분히 애도와 슬픔의 감정을 겪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동원 교수는 "한 번쯤은 크게 울거나 믿을 만한 사람들과 슬픈 심정을 얘기하면서 감정을 정화하는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진된 감정을 없애고, 건전한 감정을 충전할 여유를 갖기 위함이다.
 

또 전문가들은 "내가 느끼는 감정이 지나치지 않은지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온종일 사고 생각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거나, 괜히 화가 나고 공격적인 상태가 된다면 자신도 사건의 간접적 트라우마를 받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정신적 트라우마는 긴장성 두통이나 피로감이나 소화불량 같은 신체적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이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
 

잦은 뉴스 확인도 점차 자제할 필요가 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SNS나 뉴스 등 다양한 매체로 너무 자주 소식을 접하면 이 또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당분간은 의식적으로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 활동에 몰입하고 운동 등 신체 활동을 늘려 부정적 생각을 차단하라"고 조언했다. 단, 술이나 게임은 오히려 정신적으로 더 취약하게 만들고 상황을 회피하게 만들기 때문에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다.

 

세월호 침몰 관련 정신적 트라우마

 
◇증상 심하면 전문가 도움 필요
 

평소 걱정이 많고 우울·불안증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들은 사고와 직접 관련이 없어도 힘든 과정을 겪을 수 있다. 사고를 보며 생긴 감정이 내면에 있는 개인적 상처까지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슷한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은 다시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불면이나 우울·불안, 죄책감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희생자 가족뿐만 아니라 친한 친구, 나머지 단원고 학생과 교사, 사고 현장 구조 활동가 등도 급성 스트레스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재난 현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가장 많이 사고를 접하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사고의 기억이 나거나, 과도한 각성 상태 또는 감정 둔화 등 급성 스트레스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면 의료진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이인수 정신 분석 전문의는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슬픈 감정을 부끄러워해 억누른다"며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회복은 더디다"고 말했다. 자기감정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격려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슬프고 힘들었지만, 이건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우린 잘 버텼어"라고 모두 함께 위로해야 할 때다.
 


[출처] 조선일보 2014.04.23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4/23/20140423000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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