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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층간 소음으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이웃을 살해한 사건, 고속도로에서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상대 운전자를 캠핑용 손도끼로 위협한 사건 등 한순간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평생 씻지 못할 중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다. 2015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50% 정도가 분노조절 어려움을 한 번 이상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 정도는 치료를 요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에 의하면 이런 ‘분노조절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이라 한다. 특수한 정신질환이 아닌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신질환이 된 것이다. 

 


◇ 평범한 사람도 경험할 수 있는 일반적인 병

사소한 자극에도 분노를 참지 못하고 타인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범하게 되는 증상을 ‘충동조절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질병군 중 간헐성 폭발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라 한다. 흔히 ‘분노조절장애’라고 불린다.

설석구 큰빛병원장은 “분노조절장애는 아주 특이한 극소수의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너무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설 원장은 아파트 층간 소음이나 주차 문제로 인한 이웃 간의 갈등, 운전 중 사소한 실수로 인한 보복운전 등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또 그는 “묻지마 범죄, 분노 범죄 등 자신과 아무런 원한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분노와 적개심을 표현하는 사례도 분노조절장애의 한 범주로 봐야 한다”면서 “최근에는 스스로 병원을 찾아 치료받고자 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치료 동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환자들의 경우 치료 경과도 좋고, 예후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 “범사회적 차원에서 대안 찾아야”

분노조절의 실패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소한 요인에 의해 우발적으로 나타난다. 또 이런 유발 요인들이 우리의 일상과 매우 가깝게 밀접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이런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반복적으로 분노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사회에 대한 피해의식과 사회적 소외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문제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예방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설 전문의는 “범사회적 차원에서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난 소외계층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사회구성원 간의 소통과 신뢰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대안이 필요하다.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자식을 존중하고 자율성을 보호해주는 일관적인 부모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 ‘사람’으로 얻은 ‘화병’의 약은 ‘사람’

분노조절장애는 자신이 불공평하다고 느낄 때 나타나며, 화를 풀기 위해서는 감정을 적당한 방법으로 조절해야 한다.

또 분노에 의한 감정의 변화, 폭언, 폭력적인 행동은 생각의 지배를 받는데, 뇌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울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심장이 뛰며 분노 중독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 분노는 몇 분 안에 사라지기 때문에 잠시 분노의 현장에서 벗어나 화를 가라앉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분노의 에너지는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타인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본인 스스로가 ‘그렇게 힘들었구나’하고 먼저 다독거려 분노조절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또 몸을 너무 피곤하지 않게 하고 의도적으로 휴식을 계획해 평정심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설 전문의는 “사회생활 중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충분한 여가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분노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분노 조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상시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스트레스나 분노, 화 등의 원인은 대부분 사람이다. 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다.

설 전문의는 “직무상 스트레스나 대인관계의 갈등을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디지털 관계망이 또 다른 화병이나 인간관계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면서 “어떤 상황이든 대인관계에서 상대를 배려하고 건강한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한다면 인간관계가 스트레스가 아닌 행복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경상일보     2015.11.10

[출처]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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